지난 연말, K-Startup에 참가 중인 외국인 창업가들을 만나 그들의 아이디어를 심사하고 또 그에 대해 간단한 코칭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었다. 한국에 들어온 후 오랜만에 우리 창업가들과는 다른 시각을 가진, 그것도 우리나라 생태계에서의 활동을 그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어서 진지하지만, 한 편으로는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렇게 외국인 창업가들을 만나면 의레 하게 되는 이야기가 바로 “왜 창업을 위해 한국을 택했는가” 이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어 거의 모든 파운더들에게 왜 그들이 다른 곳이 아닌 우리나라를 택해 창업을 했는지를 물어보았다. 그리고 그들은 언제나 그렇듯 우리나라의 인터넷과 모바일 환경이 좋고, 삼성, LG, 네이버, 카카오 같은 기술적으로 뛰어난 기업들이 있기 때문에, 그와 같은 환경 안에서 좋은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는 대답을 내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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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필자의 생각에, 고작 그 정도 이유로 우리나라를 선택해 창업을 하는 외국인 창업자들은 정말로 고마운 사람들이 아닐 수 없다. 생각해 보자. 우리나라의 인터넷과 모바일 네트워크가 훌륭하다 하지만 사실 이웃나라인 일본도 우리나라 못지 않게 훌륭하다. 또 다른 이웃나라인 중국은 또 어떠한가? 길은 제대로 놓여있지 않은 지역이라 하더라도 모바일 네트워크는 다 구축되어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기술적으로 뛰어난 기업들이 그들 나라엔 없는가? 오히려 지리적, 문화적으로 협소한 반면 기술과 새로운 프로덕트들에 대한 수용도가 높은 우리나라보다 일본이나 중국에서 훨씬 더 좋은 기회를 포착하고 또 훨씬 더 수월하게 그런 기회들을 공략해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이미 여러번 반복해 이야기한 것이지만, “글로벌”은 우리나라에 “스타트업”, 그리고 “생태계”라는 단어가 생긴 이래로 한 번도 중요한 화두 목록에서 빠진적이 없다. 그리고 지난 2013 년 이후 우리나라 정부는 우리 스타트업 생태계의 체질을 보다 글로벌화 하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역량있는 외국인의 국내 창업을 장려하기 위한 다양한 시책을 고민하고 내어놓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마련된 정책과 그 방향성을 살펴보다 보면, 그와 같은 정부 차원에서의 노력이 외국인으로서 그들이 국내에서 창업했을 때 활용할 수 있는 사회, 경제적 인프라와 정부 차원에서의 약간의 지원을 강조하는 차원에 머물러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에 대해, 필자가 비욘드 스타트업에서 매주 진행하고 있는 라이브 방송에 게스트로 출연한 한 외국인 창업가는 “누군가는 불고기를 훌륭한 음식이라 생각하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불고기를 먹기 위해 한국에 살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로 그와 같은 방향성이 가지는 한계를 지적한다. 이는 말할 것도 없이 외국인의 입장에서 해외로 나아가, 그것도 “창업”이라는 고위험의 커리어를 시작할 때에는 그 대상지가 가진 단편적인 매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창업이 동반하게 될 “이주”라는 개인적 차원에서 어마어마하게 중요한 변화를 결정할 수 있을만큼의 전반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우리나라는 분명  서두에 이야기한 것과 같이 기술적, 경제적 인프라 등의 측면에서 훌륭한 창업의 배경지가 될 수 있는 조건들을 갖추어 가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그 안에서 활동할 창업가의 시각에서 보면 그와 같은 조건들은 “이주”라는 삶의 큰 변화에 대해서는 오히려 단편적이고 극히 작은 요소에 불과할 수 있음에 우리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게다가 자국 외에서 창업을 고려하는 외국인 창업가라면 그들이 국내의 창업가들과에게 한국은 주변국을 비롯한 전세계 여러 지역과 국가로 이루어진 선택지 중 하나에 불과하며, 그런 상황에서라면 중국이나 동남아는 물론이고 최인접국인 일본과 비교할 때에도 한국은 이제 그 사업비용 및 거주비용 등에서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음 (관련기사) 역시 정책입안자들은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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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해외 인재들을 국내로 유치, 그들로 하여금 우리나라에서 창업을 하게 함으로써 생태계에 글로벌 DNA를 제고하겠다는 지금까지의 기조를 유지하고 더 나아가 보다 나은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창업의 무대로서 우리나라가 가진 단편적인 장점들을 부각하려는 노력과 함께, 아니 어쩌면 그 이전에 생활공간으로서의 “한국”과 그 안에서의 “라이프 스타일”이 가지는 전체적인 매력을 홍보함으로써 우리나라가 “살고 싶은 공간”으로 그들의 뇌리에 각인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그를 위해서는 스타트업과 생태계를 살피는 직접적인 유관기관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문화 및 관광 전반, 그리고 사회 제도와 체계를 관장하는 다양한 부처들 간의 협의와 협업이 필요할 것임은 두 말 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선진 생태계를 바라보며 우리 스타트업을 비롯한 다양한 기관과 기업 그리고 개인들이 열심히 노력한 결과 작년 한 해에도 국내 총 VC 투자액이 전년도 대비 44% 가량 성장하는 등 우리 생태계는 지금까지 훌륭하게 성장해 왔다. 2019 년은 이제 우리 스타트업이 전세계를 무대로 그 역량을 선보일 수 있도록 본격적으로 우리 생태계와 우수한 글로벌 DNA를 수혈해야 할 때이며,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창업가들을 우리 생태계 안으로 불러들이는 것은 그를 위해서 우리가 반드시 거쳐야 할 단계이다. 그와 같은 수혈이 본격적으로 가능케 하기 위해 “살고 싶은 공간”으로서 우리나라와 그 생태계를 다듬고 적극적으로 그 매력을 알려 나아가야 한다는 오늘의 내용이 올 한 해, 그리고 앞으로도 국내 생태계 발전을 위한 계획의 수립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아울러 그러한 라이프 스타일의 발전을 위한 노력이 비단 외국인 창업가의 유치 뿐 아니라 국내에서 활동하는 우리나라 모든 창업가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는 사족과 함께 오늘의 컬럼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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