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건강관리를 포함한 의료 서비스, 의료 기기 및 장비, 그리고 신약 개발을 포함한 제약 (Pharmaceutical) 등의 산업을 포괄하는 헬스케어 (Healthcare) 는 사실 벤처캐피털이 투자 하기에 간단한 분야가 아니다. 그리고 그 가장 큰 이유는, 헬스케어 내의 비즈니스들이 대부분 병원과 같은 의료 서비스 제공자와 의료 장비 제조사 그리고 보험사와 관련 정부 부처 등 매우 다양한 이해관계 주체들로 구성된 매우 복잡한 가치사슬에 얽혀 존재하기 때문에, 그와 같은 가치사슬 중 어느 한 부분을 바꾸는 것 만으로는 충분한 시장을 창출하는 혁신이 탄생하기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아울러, 예를 들어, 새로운 치료제나 치료기기를 개발하는 경우에는 그 개발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되는 것에 더불어, 그 인증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VC들을 해당 분야에 대한 투자에 더욱 소극적이게 만든다. 때문에 실제로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분명한 맨데이트 (Mandate) 가 있는 펀드를 가지고 있거나 해당 분야에 상당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파트너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Anything but healthcare (어떤 분야라도 투자할 수 있지만 헬스케어는 안한다)”고 말하는 VC들을 찾는 것은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비록 지금은 활동을 잠시 접어두고는 있지만, 필자의 ELEVEN:ZULU CAPITAL (“11ZC”) 은 헬스케어 (Healthcare) 를 그 중요한 투자 주제 중 하나로 가지고 있었다.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관해서는, 우리 스타트업과 파운더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정말 많아 따로 포스팅을 준비하려 한다) 11ZC가 데뷰펀드 (Debut Fund) 를 조성하고 있는 신생 투자사임에도, 그리고 헬스케어가 그렇게 어려운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헬스케어를 중요한 투자 주제 중 하나로 선택했던 것은, 어떤 근거없는 자신감이나 치기가 아니라, 바로 “‘메디컬 (medical)’적인 요소를 제외하였을 때 헬스케어 분야에서의 하이테크 (High-tech)가 기타 분야로 확장, 적용되는 경우 가질 수 있는 잠재력” 때문이었다.

 

그와 같은 잠재력에 대해 우리는 매우 큰 믿음을 가지고 있었고, 더 나아가 여러 파운더들과 그와 같은 믿음과 가능성을 공유함으로써 앞으로 그들이 만들어낼 혁신의 나침반을 제공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 마침 올해 초 마이크로소프트 (Microsoft) 가 획득한 특허 (CB Insights의 관련기사)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재미있게도 그것은 우리가 작년에 투자 여부를 타진해 보았던 하이테크 기반 헬스케어 스타트업 몇 곳이 개발하고 있던 제품과 동일하거나 매우 유사한 것이었는데, 그를 통해 11ZC에서 우리가 헬스케어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기대와 믿음을 그 일부분이나마 설명하면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필자가 생각하는 스타트업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어떠해야 하는지를 나누어 보고자 한다.

 

Figure 1 Microsoft에서 출원한 EEG 기반 Input Sensor 특허 개요 (via CB Insights)

 

먼저, 이번 마이크로소프트의 특허에 따르면, 사용자가 착용하게 될 이 장비는 EEG를 탑재하고 있어 (Whatever the form-factor might be) 그를 사용해 해당 사용자가 어떤 물체 (object) 에 집중할 때 뇌가 발생시키는 특정한 전압의 변화를 측정함으로써 어떠한 신경 신호 (Neuro signal) 가 발생하는지를 파악하는데. 이 때 해당 장비에 탑재된 알고리즘 (Algorithm) 은 해당 사용자의 뇌가 여러 각기 다른 물체와 상황에 따라 어떠한 행동양식 (Behavior) 를 보이는지를 학습한다. 이것은 이 장비가, 그 사용자가 어떠한 특정 조작을 의도할 때 뇌에서 발생되는 고유한 패턴의 신호를 학습한다는 의미이며, 이는 다시금 그 사용자가 키보드나 마우스 등의 물리적인 장치를 조작하지 않고도 디지털 환경 내에서 존재하는 대상들 (사물 및 자기 자신이 투영된 아바타 등까지도 포함) 을 생각만으로 조작할 수 있게 됨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적 역량과 진보는 정말로 멋진 것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번 특허가 담고있는 기술적 진보를 더욱 멋지게 만들어주는 것은, 이 새로운 기술이 최초의 컴퓨터에서 사용되었던 천공 테이프 등을 통한 원시적인 입력방식에서 그 다음 세대의 키보드와 마우스, 그리고 오늘날 모바일 환경에서의 손가락이라는 직관적 입력방식까지 이어진 입력방식의 진화라는 궤의 연장선 상에 존재하는 것이라는 점이 아닐까 한다. 다시 말해 이 기술은, ‘현재의 첨단인 모바일 컴퓨팅 환경의 뒤를 이을 미래의 컴퓨팅 환경에서라면 어떠한 입력방식이 사용되어야 할 것인가?’라는, 아직은 소수의 이들 만이 풀고자 하고 있는 미래에 대한 질문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가 내어놓은 해답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이번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제안한 인간과 컴퓨터 사이의 이와 같은 새로운 상호작용방식이 앞으로 시장에서 유효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면, 그것은 적어도 다음 한 세대의 컴퓨팅 환경을 지배할 상호작용 프로토콜의 핵심이 바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소유가 됨을 의미하는 것이며 이 때 이 기술이 엄청난 가치를 가지게 될 것임을 우리는 쉽게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필자는, 이 기술이 컴퓨터 입력방식의 진화사 (進化史) 상에서 가지는 의미나, 그에 따라 이 기술이 잠재적으로 내포하는 경제적 가치가지와 같은 것들 보다, 그 이전에 이미 복수의 스타트업들 역시 동일한, 혹은 매우 유사한 개념을 상상하고 구현하려 시도하고 있었다는 점을 독자들, 특히 파운더들께서 잘 생각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비록 오늘 마이크로소프트라는 거대 글로벌 기업이 획득한 특허를 예로 들기는 했으나, 오히려 그와 같이 현재의 규범을 넘어 아직은 존재하지 않는 미래의 지평을 창조하는 것이, 오히려 기업이라면 가지고 있을 수 밖에 없는 기존 사업으로부터의 관성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스타트업이 지향해야 할 목적이어야 한다고 필자는 믿기 때문이다.

 

예컨대, 만약 당신이 하이테크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라면, 당신은 Google 이 Moon-shot (관련컬럼) 을 하는 것과 같이 기존 기술과의 연결고리를 완전히 단절한 형태의 급진적 혁신을 지향함으로써 미래의 새로운 지평을 창조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당신이 서비스 스타트업이라면, 당신은 배달이라는 물리적 서비스에 기술을 활용한 효과적인 라우팅이라는 요소를 적용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이즈 (Eaze, 관련컬럼) 와 같이, 기존의 서비스와 새로운 시장의 기회, 그리고 기술이 공유하는 접점에서 저 너머를 상상하고 현실로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당신이 어떤 매우 완고한 한 분야를 충분히 잘 알고 있다면, 당신은 일본의 메드피어 (Medpeer, 관련컬럼) 과 같이 그 시장 내에 존재하는 패인포인트 (Pain-point) 와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독창적 해법을 도출해 냄으로써 그 분야 내에 존재하는 산업 하나를 완전히 혁신해 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만약 당신이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하이테크를 개발할 역량도, 혹은 어떤 한 분야에 대한 전문적 지식도 없지만 그것이 무엇이든 현재의 지평 너머를 상상할 수 있다면, Avis와 Hertz와 같은 거대 렌터카 회사들조차도 긴장할 수 밖에 없게 만든 오토슬래쉬 (Autoslash, 관련기사) 가 그 초기에 했던 것과 같이, 단지 허슬 (Hustle) 을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외에도 수많은, 다양한 길이 있을 것이다.

 

장황하게 설명하였으나, 결국 오늘 예로 든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기술은 “오늘날에는 키보드와 마우스, 그리고 손가락이 있지만 ‘그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라는 단순하지만 모두가 갖고 있지는 않은 질문 하나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핵심은, 지금 저기에 보이는 지평선 너머에는 어떠한 미래가 펼쳐져야 할 것인가를 상상하는 것에 있을 것이다. 만약 그처럼 저기 보이는 지평선 너머를 상상할 수 있다면, 우리는 위의 사례들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다양한 길을 통해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저 너머”를 상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