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미국 현지 시간으로 어제인 1 월 9 일, 지난 130 여년 간 사진과 관련된 기술 사업만 진행해 온 코닥 (KODAK) 이 자체적인 사진 컨텐츠 유통 플랫폼의 출시 계획을 전하며 해당 플랫폼 내에서 사용될 블록체인 (Blockchain) 기반 가상화폐*에 대한 ICO (Initial Coin Offering, 이하 “ICO”) 가 있을 것임을 발표하였다. 해당 가상화폐가 코닥코인 (KODAKCoin) 이라 불릴 것이며 플랫폼의 이름은 코닥원 (KODAKOne) 이 될 것이라는 내용 이외에는 코닥코인에 대한 어떠한 구체적인 정보도 발표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코닥의 주가는 44%나 급등하였고 (관련기사: TechCrunch), 그로부터 하루가 지난 오늘, 코닥의 주가는 어제 대비 다시금 무려 89% 나 오른 주당 $11.90 까지 치솟았다 (관련기사: TechCrunch, 현재는 약간의 조정을 거쳐 주당 $10.65에 거래 되고 있다).

 

* 가상화폐: Virtual Currency; 전세계적으로는 암호(화)화폐 (Cryptocurrency) 가 보다 폭넓게 사용되나 국내에서는 일반적으로 가상화폐라는 명칭을 사용하므로 본문에서는 가상화폐와 암호화폐를 혼용하기로 한다

 

Figure 1 ICO 발표 전후 KODAK의 주가 변동 (출처: Yahoo Finance)

 

코닥코인의 등장과 그에 대한 “묻지마” 수준에 가까운 관심은 최근 수백만 원씩의 급등과 급락을 거쳤음에도 1 BTC (비트코인의 단위) 당 $15,000 (Coinbase 기준) 을 호가할 정도로 치솟은 비트코인과 그를 필두로 한 가상화폐 전반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과거에는 특정 업계 관계자들만의 관심사였던 가상화폐의 위상이 그야말로 모든 이에게 가장 뜨거운 화두가 될 정도로 급부상하게 된 것이다.

 

Figure 2 비트코인 가격 변화 추이 (Source: Coinbase)

 

게다가 지난 12 월 10 일 시카고 옵션 거래소 (Chicago Board Options Exchange, “CBOE”) 를 필두로, CME (Chicago Mercantile Exchange) 등의 제도권 금융시장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선물 (Futures) 거래가 개시되었고 곧 그 옵션 행사일정이 시작되게 됨에 따라, 앞으로도 한동안은 비트코인 및 가상화폐를 둘러싼 두 가지 화두, 즉 그것이 과연 그 이름대로 미래의 화폐로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그에 앞서 현재의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 열풍이 괜찮은 것인지에 대한 논란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1. 가상화폐, 과연 미래의 화폐인가?

 

결론부터 내어놓자면, 과거의 글 (“비트코인, 과연 미래의 통화가 될 수 있을까?”) 에서도 언급했던 것과 같이, 필자는 비트코인 등의 가상화폐가 적어도 가시적 미래에 현재의 화폐 체계에 유의미한 수준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결국은 통화라는 것이 우리 사회 내에서 발생하는 가치 간의 교환의 중개를 위한 매개체임을 감안하여 볼 때, 현재 존재하는 암호화폐 중 어떤 것도 그와 같은 중개를 위한 충분한 유동성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최근까지도 특히 한국을 중심으로 극명하게 반복되고 있는 급등과 급락에서 기인한 엄청난 변동성은 암호화폐의 통화적 기능을 원천적으로 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만약 모든 현재의 변동성이 해소된다면 전자의 충분한 유동성 공급 불가라는 한계가 더욱 부각되게 될 것이다).

 

Figure 3 최근 6 개월 간 비트코인 가격의 변화 추이 (Source: Korbit)

 

아울러 지난 12 월 초, 비트코인의 분리파생 (hard-forked) 코인인 “비트코인 플래티넘”에서 촉발된 스캠 (Scam, 사기) 논란은, 본질적으로 탈중앙화 (decentralization) 를 추구하는 대다수 암호화폐가 태생적으로 내포하고 있는 위험이 얼마든지, 그리고 언제라도 실제화 될 수 있으며, 따라서 그 통화적 사용이 아직은 부적절한 것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1.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는 비이성적인가?

 

그러나 “암호화폐가 그처럼 실제 ‘화폐’로서 기능하기에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그에 대한 시장 형성과 투자가 비이성적인 것이라는 의미인가?”라는 질문에는 조금 다른 시각에서의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기존의 개념 하에서 화폐란, “이미 존재하여 그 가치의 수준이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인정 (generally agreed) 된 어떤 것”인가에 대한 청구권 (혹은 교환권; i.e., 금본위제 金本位制 에서의 태환권 兌換券 등) 을 내포하고 있는 거래의 매개체로 정의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가상화폐가 블록체인 (Blockchain) 등과 같이 아직은 그 본격적인 도입과 사용이 이루어지지 않은 미래의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라는 것에 있다. 미래의 기술은 본질적으로 그 가치 수준에 대한 일반적인 인정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가상화폐라는 대상에 대한 평가가, 그것이 가진 “화폐”라는 명칭 때문에 현재 우리가 화폐를 정의하는 개념의 연장선 상에서 이루어져서는 안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며, 그와 같은 연장선 상에서라면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는 그 평가 이전에 이미 비이성적인 것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필자는 비트코인에 대한 현재의 관심이 괜찮은 것인가를 다루기 전에 먼저 가상화폐라는 대상에 대한 인식을 현재 우리가 “화폐”라는 대상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식으로부터 분리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며, 그와 같은 맥락에서 때때로 제기되는 “그 내재적인 가치가 부재 不在 한 가상화폐는 본질적으로 허구이며 비이성적인 것이다”라는 식의 주장들은 관련성을 잃었다 (irrelevant) 고 생각한다.

 

Figure 4 기존 화폐 개념 하에서의 가상화폐에 대한 평가 (Source: JTBC)

 

반면, 만약 우리가 그와 같은 개념의 분리 인식을 이루어, 문자 그대로 미래 (未來), 다시 말해 아직 오지 않은 것의 불확실성과, 그것이 필연적으로 동반하는 높은 수준의 위험을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는 영역 (e.g., 제도권 금융 하에서의 사모펀드 (PEF) 투자나 OTC (Over-the-counter), 선물/옵션 시장 등) 옮겨 왔다면, 이제 우리는 비로소 “과연 그렇다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가상화폐라는 것으로부터 기대할 수 있는 가치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그리고 “최근 비트코인 가격의 급등락을 포함한 추이가 앞으로의 가상화폐 투자에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가?” 등과 같은 보다 의미있는 질문을 다룰 수 있을 것이다.

 

  1.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는 무엇을 의미하고 과연 그로부터 어느 정도의 가치를 기대할 수 있는가?

 

가상화폐들은 일반적으로 “블록체인 (Blockchain)” 이라는 명칭으로 잘 알려진 분산 연쇄 암호화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블록체인은 해당 플랫폼 위에서 이루어지는 거래들 (Transactions) 를 중앙기관에서 하나의 장부에 기록하고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플랫폼 상의 모든 사용자들의 장부 (Wallet 등으로 표현) 에 암호화된 블록의 형태로 연쇄적으로 기록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A 부터 J 까지 10 명의 사람이 있고, 그 중 A 가 C 에게 100 원을 보냈고 C는 다시 그 중 80 원을 I에게 보낸 경우, 기존에는 이 10 명이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하나의 장부에 해당 내용을 기록해 보관하였다면, 블록체인 상에서는 10 명의 사용자 모두가 각기 장부를 가지고 있으며 A에서 C, 그리고 C에서 다시 I에게로 이루어진 거래 내역이 10 명 모두의 장부에 기록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모든 사용자가 동일한 내용의 장부를 가지게 되기 때문에 중앙통제기관이 없어도 임의로 일부 거래의 내용을 변조하는 것이 매우 어렵게 되며 이는 사용자의 수가 증대될수록 더욱 불가능에 가깝게 된다.

 

이 때 주지할 점은 다만 가상화폐들이 이와 같은 분산 연쇄 암호와 기술이라는 하나의 큰 개념을 공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시장에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Ethereum) 등과 같이 이미 잘 알려진 가상화폐들 이외에도 1,100 개 이상의 가상화폐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 모두는 각기 기술의 구현이나 향후 활용 방향성 등에서 상이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Figure 5 2017 년 12 월 13 일 현재 시가총액 기준 상위 10 개 암호화폐 (Source: coinmarketcap.com)

 

예를 들어, 가상화폐의 원조 격인 비트코인이 중앙은행 없이 각 사용자들 간의 (Peer-to-peer) 자유로은 금융 거래를 가능하게 한다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 반면, 이더리움은 금융거래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다양한 계약관계를 매개하는 것 까지를 지향하며 그를 위해 비트코인과는 상이한 형태로 구성, 운용되는 암호화 체계를 사용한다. 이와 같은 각 가상화폐들이 가지는 상이한 방향성은, 마치 주식시장에서 우리가 “주식”이라는 하나의 집합명사를 다룸에도 실제로는 각 주식을 발행하는 개별 기업의 일부를 사고 파는 것과 같이, 가상화폐 시장 내에서도 실제로는 각 가상화폐를 구성하는 기술과 향후 해당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 그리고 상용화 되었을 때 기대되는 가치 (e.g., 국가간 송금 거래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을 지향하는 가상화폐라면 현재 추이를 기반으로 계산된 미래 전세계 송금 거래액의 총합 만큼이 기대될 수 있을 것) 를 거래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상적인 가상화폐 투자자라면, 주식을 선택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거래하고자 하는 가상화폐가 지향하는 활용방안 및 그 실현을 위한 기술적 속성과 그로부터 어느 정도의 가치가 기대될 수 있는지를 각 가상화폐 발행 기관이 출판한 백서 (Whitepaper) 등을 통해 가능한 깊이 이해하고 그 위에서 투자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1. 앞으로의 가상화폐 전망은?

 

가상화폐에 대한 최근의 논란의 정점에 있는 비트코인의 경우, 중앙통제기관이 없기 때문에 앞으로도 도 하루만에 수백만 원 (혹은 수천 달러) 혹은 그 이상에 달하는 급락이나 일부 세력에 의한 스캠 (Scam) 사건이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으며, 그 보유량 역시 초기 투자자들에게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는 왜곡된 시장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과 같은 한계를 노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다시 반등하여 1 BTC 당 미국에서는 약 $15,000, 한국에서는 2040만 원 언저리의 거래가를 형성하고 있다. 이와 같은 가격의 흐름을 두고 여러 관계자들은 오히려 시장이 비트코인에 대해 가지고 있는 심리적 저지선이 지난 12 월의 스캠 사건 당시 나타났던 $13,000 정도에 형성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즉 시장이 비트코인과 그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의 가치가 일시적으로는 급락할 수 있어도 상시적 관점에서는 최소 1 BTC 당 $13,000 은 될 것으로 인정한 것이 아니냐 하는 의견이 관찰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도, 비록 선물이지만 제도권 거래소인 CBOE와 CME 에서 역시 1 월 10 일 현재 1 BTC 당 $13,600 를 저가로 기록 중이며 거래가는 $15,000 선에 수렴해 현재 시장의 흐름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Figure 6 CBOE 비트코인 선물 가격 (Source: CBOE)

 

Figure 7 CME 비트코인 2 월 선물 가격 추이 (Source: CME)

 

아울러 가상화폐가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비록 전면적인 수준에서의 화폐로서의 기능을 하기에는 여러 한계를 노출하는 것이 사실인 반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경우, 마치 페이스북이나 구글 계정이 타 서비스의 사용에 활용될 수 있는 것과 같이, 적어도 가상화폐 시장 내에서는 타 가상화폐를 구매하는데 필요한 기초 자산과 같은 지위를 획득하였으며 기술적으로 이제 일부 분야로 상용화 되는 데에는 문제가 없는 수준에 다다른 것 역시 사실이며, 따라서 앞으로 특히 이들 두 가상화폐들을 중심으로 가상화폐 전반이 허구로 판명되는 상황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최근의 급격한 가열 탓에, 그리고 과거 음성적으로 활용되었거나 상당한 위협이 발생한 전례 때문에 그 뜨거운 관심만큼이나 아직도 적지 않은 우려가 존재하며 그 중 많은 부분이 실제로 의미있는 화두임이 사실이다. 그러나 동시에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가상화폐와 그 기반이 되는 기술은 매우 탄탄한 개념 위에서 이제 명백히 존재하는 실제가 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 보다 그 어떤 우려보다도 의미있을 화두는,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개념을 미증유의 것으로 치부하고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실재인 것으로 인정하며 그에 적절한 개념을 부여함으로써 실제적 가치가 발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일 것이다. 현재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과 같은 선도적 위치에 놓인 가상화폐들 뿐 아니라 그 밖에도 유의미한 방향성과 기술적 견고성을 갖춘 가상화폐들 중 과연 어떤 것이 먼저 지금의 모호성을 극복하고 실제적 가치로 다듬어질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