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년 11 월, 미국 Cowboy Ventures의 Aileen Lee는 TechCrunch를 통해 Unicorn이라는 단어를 벤처세계에 정의하였다. 이제는 널리 알려져 있는 바와 같이, 이 Unicorn이라는 단어는, 창업 10 년 이내에 그 기업의 가치가 10억 달러, 그러니까 우리 돈으로 1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된 기업을 의미한다. 그리고 Aileen이 Unicorn이라는 단어를 소개한 이후, 이 1조 원의 가치는 VC들과 스타트업들 모두에게 성공에 대한 심리적 기준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1조 원이라는 기업의 가치는, 그에 투자한 VC들에게는 그들이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기업을 발굴하는 ‘혜안(慧眼)’이 있다는 의미로, 그리고 기업들에게는 자신이 Early exit을 위한 단기레이스가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엄청난 가치를 지닌 비즈니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의미하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1조 원이라는 기업가치가 가지는 이와 같은 심리적이고, 상징적이기까지 한 의미는, 벤처투자 시장의 쉽지 않은 현실(관련컬럼)과 맞물려 VC들로 하여금 Unicorn의 발굴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도록 하였다. 그 결과 CB Insights에 따르면 2015 현재 우리 주위에는 최소한 80 개 이상의 Unicorn 기업이 존재하게 되었으며(관련기사), 이는 Aileen이 유니콘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했을 당시의 38 개에서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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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연도별 신규 유니콘 기업의 수 (출처: CB Insight)

 

물론, 최근 미국 증시의 우호적 흐름과 더불어 Facebook의 IPO 등 벤처기업발 최근 증시의 호재가 투자자들의 대형 Exit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준 것이 사실이다. 아울러, 역사상 최저 수준의 은행 금리가 자금원들의 벤처투자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된 것 역시 사실이다. 그리고 Facebook이 WhatsApp ($190억)과 Oculus ($20억)를 인수하였고, Google이 Next ($32억)를, Apple이 Beats ($30억)를, 그리고 Microsoft가 Minecraft ($25억)를 인수하는 등 기업들이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이를 대형 M&A에 사용하는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것 역시 새로운 유니콘의 탄생을 유도하는 지렛대가 되어주고 있음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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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2 연도별 탄생한 유니콘의 수와 주식시장(Dow Jones Industria Average) 흐름 비교 (2003-2010, 출처: TechCrunch)

 

그러나, 작년에 10억 달러의 기업가치로 1억 2000만 달러의 투자를 받으며 가장 최근에 유니콘으로 등극한 스타트업인 Slack(관련기사)을 포함하여, 2014 년에만 38 개의 새로운 유니콘들이 탄생하였고, 이는 그 이전 3 년간 탄생한 모든 유니콘의 수와 거의 맞먹는 것이라는 사실은 여전히 뭔가 석연치 않다. 2014 년이 어떤 특별한 한 해여서 특히 이 한 해에만 훌륭한 기업들 많이 탄생된 것일 리가 만무하지 않은가. 게다가 오늘날 세계 최대의 기업으로 성장한 애플이나 구글, 혹은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그 기업공개(IPO) 이전에 유니콘이었던 적이 없었다. 시간에 따른 화폐의 가치 변화를 감안한다 하더라도, 보수적인 재무 세계에서 한 해에만 38 개의 기업이 1 조원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를 받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임에는 변함이 없다.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NAV.VC의 공동창업자이면서 전미벤처캐피털협회(NVCA, National Venture Capital Association)의 이사이기도 한 Jon Backus는 TechCrunch에로의 기고를 통해, “벤처캐피털과 그 투자자들이 유니콘에 투자하는 것을 단지 그 기업의 로고를 획득하는 방법으로 생각하고 있다(venture capitalists and the limited partners who back them are simply on a quest to acquire unicorn logos)”라는 말로 경계를 나타낸다.

 

실제로, 유니콘 중 하나인 Instacart는 4억 달러의 가치평가를 받으며 440백만 달러의 투자를 받은 후 불과 4 개월만에 1억 2000만 달러를 추가로 투자받음으로써 20억 달러의 가치평가를 획득하였다. Pinterest 역시 단 15 개월만에 그 가치를 25억 달러에서 50억 달러로 두 배 증가시키며 총 6억 25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이는 결국 투자자들이 이미 상당한 가치평가를 획득한 Late Stage의 기업들에게 필요이상의 자금을 투자하고 가치평가액를 늘림으로써 경쟁적으로 유니콘을 자신들의 포트폴리오 안에 집어넣으려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Emergence Capital Partners의 Jason Green은 이에 대해 ‘상상 속에나 존재해야 할’ 유니콘들이 너무 많아지게 되면서, 일부 투자자들이 유니콘의 10배에 해당하는, 즉 10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가지는 Decacorn을 만들어내고 있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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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3 유니콘과 데카콘들 (출처: WSJ)

 

그러나 이와 같은 유니콘을 만들기 위한 Overcapitalizing은 장기적으로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는데, 그것은 결국 “유니콘 = 수익”의 등식이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일반적으로 Fund 하나로 10 개 정도의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적정한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그보다 조금 많은 15 개 정도의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적정하게 보고 있는 듯 하다)인데, 이 때 괜찮은 수준의 미국 VC라면, 해당 10 개의 포트폴리오 기업 중 5 개는 망한 후(-100% 회수), 4개로부터는 투자금을 회수하며 (100% 회수), 나머지 1 개의 기업으로부터 1000% 가량을 회수(투자금 대비 4배 – 9 배의 수익)하는 것을 일반적인 경우라고 보고 있다.

 

1,000만 달러(100억 원)의 펀드를 가정하고, 계산의 편의를 위해 10 개의 기업에 펀드의 1/10씩을 투자하였다고 가정해 보자.

 

우리는 이 펀드가 손실을 면하기 위해서는 100만 달러가 투자된 기업 10 곳 중 최소한 한 곳으로부터 1,000만 달러의 회수가 발생하여야 할 것임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위의 5:4:1의 식으로부터, 그 한 개의 기업이 Exit하는 시점에서의 가치평가액이, 100만 달러가 투자되었을 때의 그것보다 10 배로 증가되었을 때에라야 이 펀드는 겨우 손실을 면하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는 나머지 9 개 기업에서 100%의 손실이 발생하였기 때문에 11 배로 증가하여야 하나 이해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10 배라고 하자)

 

그러나 Backus가 이야기한 바와 같이, 그리고 Instacart나 Pinterest의 사례에서 나타나는 것과 같이, 적지 않은 VC들이 단지 ‘유니콘기업의 로고’를 자신들의 포트폴리오에 편입시키기 위해 이미 상당한 가치를 보유하게 된 Late Stage 기업에 아무렇지 않게 Overcapitalizing을 하고 있음이 관찰되고 있다. 예를 들어, 4억 달러의 가치평가가 20억 달러로 증가한 Instacart의 마지막 라운드에서라면, 해당 라운드의 투자사는 불과 4 개월전에 440만 달러를 투자받은 회사의 지분 단 7.5%를 1억 2,000만 달러에 사들인 것이 되는 것이다.

 

이 마지막 라운드의 투자자들이 위 5:4:1 공식에 따라 다른 포트폴리오에서 발생한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이 Instacart가 현재 20억 달러의 10배인 200억 달러, 우리 돈으로는 20 조의 금액에 Exit해야만 할 것이다. 그러나 과연 Instacart가 그와 같은 Mega Exit이 가능할까? 유니콘이라는 단어를 정의한 Aileen Lee 조차 M&A를 통한 유니콘의 Exit 규모 상 Sweetspot은 13억 달러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M&A가 아니라 IPO를 노린다고 하더라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IPO인 Alibaba의 경우가 210억 달러였고, 가장 성공적인 스타트업의 Exit 사례 중 하나로 회자되는 Facebook의 경우가 160억 달러를 조금 넘기는 수준이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옐로모바일의 가치평가가 과장되었다는 논란이 등장한 바 있다(관련기사). 40 년 이상의 투자경력을 가진 Greycroft Partners의 창업자 Alan Patricof는 이와 같은 상황을 예측이라도 한 듯,

“사람들이 트래픽 증가율과 수익 증가율 같은 것에 투자를 하고 있지만, 실상 그것은 ‘벌거숭이 임금님(‘Emperor has no clothes’ theory)’에 지나지 않는 것일 수 있다”며, “모든 기업들은 결국 어떤 시점이 되면 EBITDA (Earnings Before Interest, Taxes,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만약 IPO 시장이 불황으로 접어들거나 어떤 이유에서든 미래에 대한 전망에 조그마한 의문이라도 생기게 되는 날에는, (그렇게 트래픽 증가율이나 수익증가율에 투자한) 사람들은 결코 갖고 싶지 않을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는 상황에 처하게 될 수도 있다”

는 말로 유니콘의 허구성을 경계하기도 하였다(관련기사).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유니콘들은 그 숫자 자체로 기업들에게는 엄청난 영예가 될 수 있으며, 투자사들에게는 자신들의 혜안을 뽐내는 훌륭한 마케팅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환상은 현실에서 가끔 도피하는 곳이지, 항상 환상을 쫓아서는 안되는 것 아닌가? 따라서 우리는 유니콘이라는 환상 속의 동물에 대한 허상을 맹목적으로 동경하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종이 상에만 그 의미를 가지는 가치평가액에 대한 과도한 관심은 위험하다. 그보다는, 위 5:4:1의 식에서 펀드 금액 전체를 보전해주는 기업인 “Fund Maker”를 어떻게 발굴하고, 또 어떻게 그런 기업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인가에 관심을 쏟아야 할 것이다. “(Unicorn에 대비되어 Dragon이라는 말로도 불리는) Fund Maker”는 투자액 대비 1,000%의 수익을 돌려주는 기업이다. 그리고 오늘 함께 유니콘에 대해 생각해 본 우리는 이제 1,000%의 수익률을 돌려주는 드래곤들은, 유니콘처럼 남들이 만들어 놓은 가치평가에 올라탐으로써 잡을 수 있는 놈들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1,000%의 수익률을 가능하게 해 주는 것은 EBIDTA를 비롯한 드래곤의 튼튼한 기초체력(Fundamental)이며, 그런 튼튼한 기초체력을 초기에 발견하고 그에 투자를 할 때에만 잡을 수 있는 녀석들이 드래곤들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영예는 유니콘이 아니라 드래곤을 사냥하는 것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본 컬럼은 beSUCCESS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