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의 성공적인 창출은 항상 ‘시장’에 대한 고찰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것은 모두 익히 들은 내용일 것이다. 반면, “그렇다면 과연 ‘시장’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함으로써 그에 대한 명확한 정의로부터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본 편에서는 시장에 대한 불충분한 이해, 혹은 잘못된 이해  중 가장 많이 관찰되는 두 가지를 살펴보고, 그로부터 시장에 대한 효과적인 접근법을 함께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져 보고자 한다.

 

첫 번째로, 시장에 대한 오해 중 가장 빈번히 관찰되는 것은, 시장을 단지 거래가 이루어지는 공간, 즉 Marketplace로만 이해하고 있는 경우이다.

이와 같은 오해는 전통적 경영학에 따른 것, 혹은 기본적으로 저잣거리 등을 중심으로 경제가 발전할 수 밖에 없었던 우리 인류의 경제 발달과정 때문에 형성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실제 거래는 시장은 소위 말하는 시공간초월성(Ubiquitousness)를 가진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지리적 지점에서 동시에 발생하게 되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오늘날 Marketplace로서의 시장은, 오픈마켓 등과 같이 그와 같은 물리적인 거래의 공간을 웹 상으로 옮겨놓은 일부 전자상거래 업체들에 어울리는 단어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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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처럼 온라인을 통해 활발한 거래가 이루어지는 동시에, 기존에는 존재치 않았던 Needs, 그리고 더 나아가 Wants가 관찰되고 있는 최근의 환경 하에 있는 우리는, 따라서 시장을 “특정 Needs, 혹은 Wants를 공유하는 사람들의 집합”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 때 효과적인 벤처의 시작은 그 시장을 규정함에 있어 특정한 Marketplace 안에 존재하는 특정 Segment로부터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Marketplace를 가로질러 존재하는 다양한 Needs, 혹은 Wants 중 내가 충족시키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를 규정하는 것에서부터임을 의미하는 것이 된다.

 

이는 오늘의 두 번째 주제인 시장 내의 Needs, 즉 소비자들의 Needs에 대한 이해로 이어진다.

필자의 예를 들어보자.

필자는 지난 달 아이패드를 새로 구매했다. 그 전에 가지고 있었던 아이패드를 그만 조카에게 빼앗겨 버렸기 때문인데, 그 이후 한 반 년 정도는 태블릿이 없이 살았다.

그렇다면 그 반년의 시간 동안 필자는 태블릿에 대한 Needs가 없었을까?

필자 역시 독자 여러분들과 마찬가지로 미팅에서 메모를 하거나, 휴대하고 다니면서 검색을 하고 eBook을 보거나, 메일을 확인하고 회신하는 용도로 태블릿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는 필자의 태블릿에 대한 Needs는 사실 그 기기 자체에 대한 필요라기 보다는 사실 그와 같은 행동적 목표들 각각에 대한 Needs들에 불과한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리고 모두가 예상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태블릿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기간 동안 필자가 위 열거한 행위들에 대한 Needs가 없어졌던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시장에 이미 존재하는 여러 대체재(i.e., 랩탑, 스마트폰 등)들을 통해 그와 같은 Needs들을 훌륭히 해결할 수 있었다.

이는 ‘태블릿’이라는 기기의 성공이 단지 그 제품 하나에 대한 Needs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이 이미 소비자들의 Needs를 훌륭히 해결해주고 있는 대체재들보다 얼마나 우월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가, 혹은 독창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는 것임을 의미한다. 즉 시장(=소비자 집단)의 Needs를 살펴본다는 것은, 단지 그들이 어떠한 것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는가에 관한 것만이 아니라, 실제로 그들은 어떠한 대체재를 통해 그 갈증을 해결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와 같은 대체재들은 어떠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으며, 우리는 그에 반해 어떠한 가치를 제공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까지를 의미하게 된다는 것이다.

 

필자와 미국에 있는 필자의 파트너들은 최근 스타트업 한 곳으로부터 투자제안 자료를 받았다.

자세한 자료를 공개할 수 없음은 많은 독자들께서 잘 이해해 주시리라 믿는다. 다만 이들이 하고자 하는 것은, 노인이 되면서 생기는 노안에 대한 해결책으로 안경에 검지손가락만한 장치를 부착하고 이 장치로부터 망막에 저출력레이저를 투사하여 사물을 보다 잘 볼 수 있도록 해 주는 장치를 개발해 판매하는 것이었다.

믿거나 말거나, 필자는 노안이 Universal Problem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필자의 어머니를 비롯하여 주변에 그와 같은 문제를 느끼기 시작하시는, 혹은 느끼고 계신 분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그렇기 때문에 필자는 그와 같은 문제에 대해 노안용 안경을 비롯하여 이미 많은 해결책들이 존재하고 있음 역시 알고 있다. 그렇다면 문제는 그처럼 여러 대안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왜 아직까지 노안이라는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가가 될 것이다.

많은 장년층은 노인용 제품을 쓰는 것을 싫어한다. 최소한 꺼려한다. 그것을 쓰는 순간 자신이 늙었음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또 노인용 제품을 쓰면 상대방 모두가 자신이 노인의 문제를 겪고 있음을 알아채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니즈를 제대로 파악한 스타트업이라면, 아마도 손가락만한 장치를 안경에 부착하는 대신, 그와 같은 장치를 어떻게 하면 일반 안경과 유사한 형태로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했을 것이다. 그것이 기존의 대체재들보다 우월한 가치를, 혹은 독창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보다 효과적인 접근방법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시장이 Marketplace보다는 특정 Needs, 혹은 Wants를 가진 소비자들의 집단임을 이해하고, 특히 오늘날에는 이들 Needs 중 99.9%에 대해서는 이미 대체재가, 게다가 우리의 제품보다 그와 같은 대체제들이 이미 소비자들에게는 익숙하고 또 효과적이기까지 하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우리들은 그곳에서부터 우리가 창출해야 할 가치를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가치가 우월할수록 보다 넓은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며, 그 가치가 독창적일수록 보다 빠르게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