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필자가 연세대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수업의 학생으로부터 이메일 한 통을 받았다.

그 학생이 필자에게 소개한 것은 스웨덴의 Hovding이라는 벤처기업이었다.

스웨덴의 한 대학교 수업의 프로젝트에서부터 시작한 이 기업은, 위 링크와 아래의 비디오에서 볼 수 있듯 The invisible bicycle helmet이라는 전혀 새로운 형태의 자전거 운전자 보호장치를 만들고 있다.

 

 

필자는 다음의 두 가지 이유에서 이들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첫째, 이들은 ‘혁신’이 무엇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필자가 beSUCCESS를 통해서도 이미 여러 번 이야기 했듯, “혁신”의 가장 큰 역설(Paradox)는, 오늘날 혁신이 우리의 먹고 사는 문제 가운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정의가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이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 모두 혁신인가? 아니다. 우리는 단순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모든 것이 혁신이 될 수는 없음을 알 수 있다.

과거 필자가 ‘“혁신”이란 무엇인가’라는 글에서 다룬 것과 같이, “혁신”은 시장에 ‘또 다른 햄버거’가 아닌 그 무엇인가를 내어 놓음으로써 ‘기존에 없던 시장’을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Hovding은 이미 존재하던 자전거 헬멧 시장에 자동차의 Airbag 기능을 접목, 성공적으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내었다. 그리고 이들이 창출해 낸 이 ‘자전거를 위한 에어백’ 시장은 앞으로 계속 발전해 나아갈 것이다.

 

Hovding이 마음에 들었던 두 번째 (그러나 더욱 중요할지도 모르는) 이유는, 이들이 모든 기업이 반드시 고민해 보아야 할 “What’s your business?”이라는 질문에 모범답안이라 부를만한 사례를 제시해 주기 때문이었다.

사고 시에 전개(Inflate)되어 자전거 운전자를 보호하는 장치를 만드는 것은 사실 그리 어려운 도전은 아닐지도 모른다. 이미 승용차에도 적용되어 있는 Low-powered airbag의 기술을 차용하고, 이를 신체에 부착할 수 있는 형태의 디자인(물론 매력적인 디자인을 완성하는 것은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과 접목하면 기본적으로 끝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Hovding에게 정말 큰 도전은, 자전거 운전자로부터 어떠한 움직임이 감지되었을 때, 그것이 사고인지 아닌지를 판단하여 에어백을 전개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것이었을 것이다. 운전자가, 예를 들어, 바닥에 떨어진 열쇠를 주우려 몸을 숙였는데 에어백이 전개되어 버린다면 곤란한 일 아니겠는가?

이는 Hovding의 실제 비즈니스가 단지 ‘자전거를 위한 Airbag’이라는 실물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이와 같은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고도의 통계적 처리능력의 개발임을 의미한다. 그러나 Hovding의 창업자들 역시 처음에는 자신의 비즈니스를 명확하게 정의하지 못했을 것이고, 따라서 다양한 형태의 Prototype을 개발하고 테스트하는 것에만 매달렸을 것이다(그 결과, 위 클립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제품의 개발에는 7 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되었다).

 

필자는 그 기업의 규모를 막론하고 상당히 많은 신사업 아이디어들을 접하게 된다. 그 중 지난 몇 년간 잊을 만 하면 등장하는 등장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패션을 접목한 GPS Signal 장치”이다. 반지나 목걸이 형태로 사용자가 소지하고 다니다가 범죄 등의 위급한 상황에 노출되었을 때 버튼을 작동시키면 그 신호가 경찰에 전달되어 경찰이 출동할 수 있는 장치를 말한다.

이런 아이디어를 들을 때마다 필자가 항상 묻는 질문은, “그래서 어떤 비즈니스를 계획하시는거죠?”이다. 이들이 자신의 비즈니스를 초소형 GPS Signal Device라는 원천 기술의 개발로 정의하고 있는지, 아니면 GPS 장치를 담은 패션 아이템의 제조인지, 아니면 사용자로부터 발생하는 신호 중 어떤 것이 실제 범죄인지를 판별하고 이를 효과적/효율적으로 처리하는 알고리즘의 개발로 정의하고 있는지를 묻고 있는 것이다.

(혹시라도 유사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 팁을 드리자면, 이미 이야기한 것처럼 이 아이디어는 필자가 적어도 3 년 이상은 반복적으로 접했던 것이고, 이들 모두는 “GPS를 담은 패션 아이템의 제조”로 자신의 비즈니스를 정의했다. 그러나 우리는 여태까지 국내/외 어디서든 이것이 성공적으로 상용화 된 것을 본 적이 없다)

 

스스로의 ‘비즈니스에 대한 정의’가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 앞으로 그 기업의 자원배분과 시장 인식, 그리고 고객의 설정까지 그야말로 모든 의사결정의 뿌리가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위 초소형 GPS 장치의 경우, 자신의 비즈니스를 ‘알고리즘의 개발’로 정의하는 기업이라면 이들은 실물 제품의 개발 보다는 그 알고리즘의 개발 및 효과적인 Signal processing system의 개발에 자원을 분배할 것이며, 다양한 패션 아이템의 개발은 이미 시장에 존재하는 패션 액세서리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고객의 획득은 자체적인 유통망의 개발을 통한 B2C 판매 보다는, 독창적인 알고리즘 및 처리 프로세스를 기본 역량으로 하여, 범죄 예방에 비즈니스적인 관심을 가지는 주체(예를 들어 보험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B2B 형태나 B2G 형태를 도모할 것이다. 똑같은 형태의 End product이지만 그 정의에 따라 실제 사업의 전개방향과 실제 획득하여야 할 핵심 자산(Key Assets)의 Scope, 그리고 시장의 크기까지 모든 것이 완전히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이는 당연히 Fund-raising 성과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나는 나의 비즈니스를 명확히, 그리고 매력적으로 정의하고 있는가?”를 다시 한 번 점검하여 보자. 그것이 앞으로 모든 것은 바로 그 정의에서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