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흥미로운 뉴스를 보았다.

국내 한 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세계 최초로 남성 호르몬이 수명에 미치는 상관관계를 역사적으로 규명해 냈다는 것이 그것이었다. 훌륭한 의사 선생님들이 많이 계시지만, 흡연자와 애주가로써 필자는 보통 의사들이 하는 일에 그리 큰 관심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뉴스가 흥미로웠던 것은 그 의대연구진이 사용한 연구방법 때문이었다.

이 의대의 연구진이 남성호르몬과 수명 사이의 상관관계를 살펴보기 위해 사용한 것은 흥미롭게도 의학계에서 기존에 연구된 자료들이 아니라 조선시대 환관들의 족보였다. 이 족보에는 650 년 간 환관들의 계보가 실려있었는데, 태어난 해와 사망한 해가 기록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를 통해 그들의 수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한다.

만약 이 연구진들이 기존 의학계의 틀 안에만 머물렀더라면, (그 해석은 차치하고) “세계 최초”의 연구결과를 낼 수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의학계”라는 경계를 넘어 역사학계와 만났고 결국 “세계 최초”라는 성과를 만들어 냈다. 잠시만 생각해 보면, 그런데, 학계와 경제, 경영계를 막론하고 오늘날의 모든 혁신은 이처럼 경계를 넘어섬으로써 탄생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잘 아는 “기술과 인문 사이의 교차로”에 서 있는 애플에서부터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에 이르기까지 그 기저에는 원래 가지고 있던 “틀을 벗어남”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것이다.

왜 교체되어서 들어온 축구선수가 운동장에 뛰어 들어가는지 궁금해해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필자는 그것이 너무 궁금했다. 어차피 남은 시간 죽어라 뛰어야 할 텐데 왜 미리 힘을 빼는지 말이다. 그러던 중 사석에서 축구선수 한 분을 만났고 그에 대한 해답을 들을 수 있었다.

“그렇게 배워서 그래요.”

 

Do not cross

<Image Source: thegospelcoalition.org>

그렇다. 아주 오래 전 어떤 축구선수 한 명이 뛰어 들어가기 시작했을 것이고 그 이후로 그냥 다들 그렇게 배워온 것이다. 혁신은 그런 것이 아니지 않은가? “그렇게 배워온 것”에 질문하기 시작할 때 혁신이 시작되는 것 같다. 그리고 “지금까지 당연하다 생각해 온 경계”의 밖에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음으로써 혁신이 탄생하는 것이다.

경계라는 것이 무엇인가? 한계의 ‘계’와 같은 한자(界)를 사용한다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그리고 같은 한자가 ‘업계’에도 사용된다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그 밥에 그 나물에서 좀 벗어나는 것이 혁신은 고사하고 새로운 것이라도 좀 나올 수 있는 시발점 아니겠는가?